참아름다운세상만들기/volunteer story

독거노인 우리 모두의 부모님입니다

단장(김경남) 2010. 9. 7. 01:37

 

 

 

 

 

 

갈곳이 없는 독거노인에게 지역 성당 봉사단체에서 작은 원룸방을 하나 얻어 주셨다. 

원룸방은 너무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아 습기가 많이 생겨서 곰팡이가  온 벽에 형편이 없었다.

우리는 서둘러서 작업을 시작했다.  곰팡이가 생긴 도배지를 떼어 낼때면 항상 곰팡이 가루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기침이 나게 만든다.

하지만 몇번 기침을 하고나면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기침이 멈춘다.ㅎㅎ  

그러면서 순간 내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건 바로 삼겹살에 소주한잔! ㅎㅎㅎ  오랫동안 이 일에 몸담아 와서 그런지

이제는 면역이 되어서 기침 횟수도 점점 줄어든다.

작업을 하다 보면 대상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대상자들이 처한 상황을 조사를 하는데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이 놀랍게도

자식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인들의  독거노인을 택하는 이유는 자식들에게 버림을 받았거나 자식들을 위해서 스스로 독거노인이 되는 것이였다.  더 웃긴건 대부분의 자식들이 잘먹고 잘. 산. 다.!!!    

그리고 자식들 중에는  사업가, 공무원 도 있었고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놀랄만한 엄청난 직장에 다니는 자식도 있었다. 

마음 같아선 까발려 사회적이슈를 만들어서 불효자식을 매장 시켜 버리고 싶지만 못난 자식이라도 다치면 그 부모의 마음이 편할리 없을 것이다.

참으로 웃긴 세상이다. 나도 부모가 있고 내 형편이 어려워도 부모를 외면 한적은 없다. 오히려 호강하는 다른 부모들 만큼 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 할 따름이다.

그런데 하물며 가진자들이 자신들의 부모를 방치하고 곰팡이가 가득하고 손으로 만지면 부러질 정도로 썩은 장판지에  자신들의 부모들을 누워서 생활을 하게끔  방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모님들은 원망해야 할 자식들을 오히려 걱정을 하신다.

이것이 현장에서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의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대가리 굵은 자식놈들이 갑자기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 이상 제 부모를 다시 모시지는 않을 것이다.

방법은 자식들이 제정신 돌아 올때까지 우리 사회가 돌봐드려야 한다. 그것도 극진히 모셔서 자식들에게 받은 상처를 낫게 해드려야 할것이다.

도배를 다 마치고 철수 하려는 우리에게 따뜻한 커피를 끓여서 대접해주시겠다고 기다리라신다.

그런데 노인분이 컵이 없다고 당황해 하시길래 괜찮으니 그냥 두시라고 해도 한사코  안된다는 것이다. 

한참 고민하시더니  어디서 양념병을 구해서 거기에다가 커피를 타주셨다.ㅎㅎ 

 그것도 노인분이 고마음을 뜸북 담아 아주 많이 넉넉히 주셨다. 

 그리고 그 커피는 너무 향기롭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