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름다운세상만들기/volunteer story

어느 치매 할아버지 이야기

단장(김경남) 2013. 2. 28. 04:51

 

 

 

2013년 1월 어느날...

자원봉사센터에서 몸이 불편하신 대상가정의 재가봉사활동 요청이 들어왔다.

대상가정의 할아버님은 치매독거노인 이였고,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어서 홀로 살고 계셨습니다.

좀더 할아버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위해.. 대상가정을 방문하여서 집안 환경을 둘러보니...

상태가 많이 심각하더군요...

할아버님은 한 겨울에 난방도 되지않는 거실에 침대를 놓고 전기장판에 의존하면서 하루종일 이불속에서 꼼짝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거실 내부에는 소변냄새 때문에 비위가 약한 사람은 1분도 참지 못 할 정도였고

화장실에는 변기가 깨져서 물이 쉴세 없이 흘러도 누구하나 신경쓰는 사람도 없더군요..

식사는 잘 하시는지 볼려고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물 한병조차 들어있지 않고 텅비어 있었습니다..

할아버님의 병이 시작된지 1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1년간 고독하게 추위와 싸우며 살아오신 할아버님을 보니 도움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래서 할아버님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지역 주민센터에 문의를 해보니.. 현재 할아버님을 요양원에 보내기위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다른 한 곳에서는 주말을 제외한 5일동안은 도시락을 지원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외에는 아무 지원도 받지못하고 돌보는 이도 없이 혼자 지내셔야 했더군요..

 

현재 할아버님은 월세로 살고 계십니다.

치매가 온 후부터는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더군요..

혹여나 치매를 앓고 계신 할아버님이 가스불을 사용하여 불이라도 날까봐..

가스도 사용하지 못하게 밸브를 잠가놓아서 할아버님은 항상 따뜻한 국 한그릇을 드시지 못하고..

차가운 반찬에 식사를 하셔야 했습니다.

요즘은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가 되어 밥통도 넣지 않은 상태에서 생쌀을 밥솥에 넣어서

밥이 되었는지도 모른체 배고픔에 생쌀을 씹고 계신적도 많았습니다.

 

실로 비참한 생활을 80세가 넘은 연세에 홀로 겪고계신 할아버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곳에서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시는것이 가장 급선무 인것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할일은 할아버님이 편안한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돕는 일과 할아버님이 다른곳으로 가시기전까지

할아버님을 보살펴 드려야하는 일이 저의 하루 일과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할아버님집을 방문하였는데.. 일주일동안 홀로 고생하신 흔적이 여기저기에 보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이틀에 한번씩 할아버님집을 방문하여.. 밀린 설겆이부터 집안청소, 그리고 따뜻한 밥까지해서 밥상을

차려주고와야 마음이 편안해 진답니다..

 

얼마전 할아버님이 요양등급을 받기위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심사결과는 2주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2주동안 할아버님과 동거아닌 동거를 하며 손꼽아 기다렸는데...

결과는 요양대상자에서 탈락되었습니다.

이유인즉, 할아버님이 거동이 가능하여 등급이 낮게 나온 것입니다.

의료보험공단심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치매를 앓고 계신 할아버님이 거동이 가능해서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지..원..

치매는 정신적인 병입니다..

거동과 관련없이 정신적인 병이라서 돌보아 주는 분이 없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병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공단의 심사결과를 보니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사관들이 직접 할아버님집에서 생활을 해보고 나서 그런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지 한번 묻고 싶습니다.

병원진단 결과를 가지고 사무실에 앉아서 평가를 하고 있으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고충을 알리가 있을까요?! 좀더 현실적인 심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아버님이 살고계신 마을은 어촌의 벽화마을로 유명해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사진은 할아버님이 현재 살고계신 집 이구요..

사진으로 보면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집속에 하루하루를 추위에 떨면서 홀로 고통스럽게 살고계신 치매할아버님이

살거라고 어느누가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집안에서는 고통을 받는 할아버님이 살고 계시고...

집밖에는 항상 끊이지 않는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웃음소리...

나의 눈에는 천국과 지옥이 동시에 공존하는 곳이 바로 이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그렇다고 관광객을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광객들은 당연히 즐겨야 하겠지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자체에서 이런 행복으로 가득해 보이는 벽화마을을 만들면서..

벽화마을에 살고있는 분들의 내면까지 들여다 보는 관광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이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그분들에게 도움을 주어서 정말 행복한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요~

 

 

 

 

 

 

 

 

 

요즘은 부쩍 횡설수설을 많이 하시는 할아버님..

혼자서 누군가와 자꾸 말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움이 더 합니다.

요양원도 물건너가고, 양로원에 모실려고 시도도 해보았지만..

집을 떠나지 않으시려고 합니다.

이곳 마을에서 40년가까이를 사셨으니 정신은 없어도 할아버님 몸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로 알 수 있듯 말이죠~

할아버님의 기억속에 남은것은 자신의 이름뿐인 것 처럼 보이지만...

바다에서 자란 사람들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어머니 뱃속에서 바다향기를 맡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할아버님의 기억속에 남는것은 바다향기가 아닐까요~~

 

집앞 현관문만 열면 망망대해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전경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 그리고 바다위 은빛 물결 ...

이런곳에서 사시는 할아버님에게 요양원이 얼마나 삭막할까요..

그래서 요즘 너무 고민이 많습니다.

할아버님이 살고 계신 집은 비워줘야하는데.. 할아버님을 모실려고 알아본 원룸이 바다와 동떨어진 곳이라..

아마도 할아버님에게는 창살없는 감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네요.. 

 

 

 

 

 

 

 

 

 

 

사람들의 관심도 하루,이틀,사흘,나흘.... 시간이 자꾸 갈수록 점점 무디어지고...

결국 현실과 삶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관심해 지더군요..

가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부모에게도 이렇게 잘하는가요? 내가족이 우선이 아닌가요?

라고 말이죠~  이런 질문을 받을때면 나 자신도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가난한 삶을 살고 계시지만 두분 모두다  건강한 편이구..

제가 돕는 분들은 저희 부모님보다 더 힘든 삶을 사시기 때문에 돕는것인데.. 사람들은 이런 저를 좋게 보지많은 않더군요..ㅎㅎ

 

보통사람들의 자원봉사 기준은 이렇습니다..

 

내 자신이 살만해야 남도 돌보는거지.. 내자신도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

이해 할 수 없다고, 젊을때는 돈을 열심히 벌고.. 나이먹고 성공한 다음에 그때 어려운 사람을 돕던지 자원봉사를 하던지 하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답을 해줍니다... 하루를 살아도 가치있게 살다가 죽어야 후회없이 살다가 가는 거라고 말이죠~

사실 나의 하루는 정말 피곤한 하루이긴 합니다..

24시간 식당을 하면서 야간에 근무를 하고 주간에 잠을 자야 하는데.. 주간에는 봉사때문에 거의 잠을 못자고..

새벽에 잠시 3~4시간 잠을 자는것이 나의 유일한 휴식시간이랍니다..

어떨때는 이러다가 죽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로 몸이 좋지 않을때도 있는데.. 그럴때는 사실 겁이 좀 날때도 있답니다..ㅎㅎ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해야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살기좋은 세상도 만들어야하고 사실 부담이 많습니다..

 

 

 

 

 

 

 

 

 

^^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겠죠~

아마 대통령도 세상을 바꾸진 못 할 것입니다. ㅎㅎ 

우리가 세상을 바꿀순 없겠지만... 아름다운세상을 만들어 갈 순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일은  이기주의,개인주의를 버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말이죠~~

 

 

 

 

 

 

(자.자.자.공식 = 가난한자, 가진자, 봉사자) 제가 붙인 공식인데요..

무슨 의미가 있냐면요..

가난한자는 돈이 필요하고..

가진자는 돈이많지만 쓸줄을 모르고..그래서 가난한 자와 가진자를 봉사자가 연결 시켜주는 것입니다. ㅎㅎ

어떻게??

먼저 대상자를 찾습니다..그리고 대상가정이 겪고있는 어려움을 모두 기록하고..

하나 하나씩 해결 해주는 것이죠~

재능을 가진사람에게는 재능을 기부받고,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돈을 기부받고,

물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물품을 기부받고,

이렇게 하나 하나 어려움을 해결 해 주는것이 저의 봉사철학 입니다.ㅎㅎ

 

 

 

 

 

 

진정한 봉사를 원하신다면..

가장 기본적인 철학을 가지고 시작하세요..

" 죽으면 맨 몸으로 간다는 것 "  부귀와 영화는 살아있을때 육신을 편하게 해주는 마약과 같은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여유로움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면서 살겠다는 마음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봉사는 궂이 큰단체에서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처럼 프리랜서 봉사자로서 (자,자,자)를 연결시켜주고 봉사도 하는 봉사자로서의 삶도 추천합니다.

 

자신의 능력은 현재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자신이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서 생기게 되는데요..

지금 자신이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알고 있고, 그분이 어떤 도움이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되었을때..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당신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된다면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자신의 위치, 자신과 사람들과의 관계등을 알 수 있게 될것입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아무도움도 받지 못하는 사람은 ... 인생을 잘 못 사셨거나, 이기적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 것입니다..ㅎㅎ

이런분들이 나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 ... 나를 과연 도와줄까요?? 한번 깊게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봉사를 많이 하면서 인격을 수향하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 봉사와 나눔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것 조차도 엄밀히 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글을 보는 사람들 가운데 한사람이라도 봉사자의 삶을 택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기대해서 입니다.

또한, 미쳐 깨닫지 못한 여러분의 삶을 깨우쳐주는 이유이기도 하구요~ㅎㅎ

 

여러분 이글을 다 읽으셨다면 ...

또 한 사람의 봉사자가 생길 수 있도록 나눔 바이러스를 퍼트려 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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